“그 누군가를 사랑하면 신의 얼굴을 보리”사랑은 인간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의 일을 가능케 하는가 하면, 아름답고 고결한 모습으로 나타나 큰 감동을 준다. 또 사랑은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는 의지가 되고, 목숨 바쳐 싸워도 아깝지 않을 용기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희생 역시 감내하게 만든다. 이렇게 인류애에 기반한 고차원의 감정들이 갖가지 사연과 어울려 깊이를 더한 작품이 바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다. 고된 삶의 마지막을 앞둔 순간, 가장 소중히 여긴 존재에게 전한 참회록은 모두를 위한 메시지처럼 다가온다.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건, 단 한 번의 실수는 가문을 몰락시키기에 충분했다. 반역죄를 뒤집어쓰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생사도 모른 채 곧장 노역장으로 끌려가야 했던 남자는 뒤늦게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커다란 배신감을 느낀다. 평범한 청년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뜻을 이어 명망 높은 예루살렘 귀족 가문의 장자로서 로마에 대항할 힘을 키우게 되기까지 수많은 일이 벌어졌지만, 인간이라는 존재의 위대함은 견딜 수 없을 만큼 힘겨운 고통까지 뛰어넘으며 경이를 느끼게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멤피스’가 국내 초연 무대로 한국 관객들의 심장을 빠르게 두드리고 있다.지난 7월 20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멤피스’는 인종차별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1950년대 미국 남부 테네시주 멤피스를 배경에 두고 전개된 이야기를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선보여 호평받은 작품이다. 흑과 백으로 양분된 사회에서 흑인 음악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애쓴 백인 DJ 휴이와 무모해 보였던 도전에 함께 뛰어든 흑인 여가수 펠리샤가 조금씩 닫힌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뭉클하면서도 짜릿하게 펼쳐진다.
“조금 더 일찍 널 이해했다면, 사랑했다면...... 우린 더 행복했을까?”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W.A.Mozart, 1756~1791). 예술적 재능을 타고난 천재 음악가는 사는 동안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했지만, 운명은 좀처럼 그를 편히 놓아주지 않았다. 아버지와의 갈등과 계급의 굴레, 절실했던 후원, 사랑 때문에 치러야 했던 대가 등 온갖 어려움이 모차르트의 삶에 파도처럼 밀려왔을 때 ‘신의 사랑을 받는 자’의 선택은 그저 그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 역시 인간이기에 마땅히 감내해야 할 몫이라
묵직한 천으로 온갖 경매 물품을 뒤덮은 극장. 그곳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 경매가 시작되길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곧이어 경매사가 오래된 경매품을 하나씩 공개하자 저마다 사연이 담긴 물건들은 차례로 새 주인에게 인계된다. 양손에 심벌즈를 든 원숭이 뮤직박스가 경매대에 오르자 한 노신사와 부인이 응찰 의사를 밝히고, 결국 물건은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노신사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는 ‘경매번호 666번 : 부서진 샹들리에’의 경매가 개시되는데, 이때 경매 물품에 얽힌 놀랍고도 끔찍한 사연이 같이 전해진다.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여자가 갑자기 나의 세계로 들어와 일상을 휘젓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꾸만 눈길이 가는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다. 철저하게 지켜온 원칙이 무너진 순간, 작게 난 빈틈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회색빛으로 가득했던 세상을 따스함으로 물들인 단 한 사람. 그의 이름은 곧 ‘운명’이자 ‘사랑’이었다.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대작 드라마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철조망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이 그 주인공이다. 인기 스타 현빈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으면서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꿈을 꾸고, 희망을 품으며 살아라!”날 때부터 뼈에 새겨졌다던 신분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단번에 나락으로 몰았다. 귀족의 새를 죽였다는 이유로 홀로 된 아이에게 아버지가 남긴 유언은 버텨야만 하는 삶의 동력이 됐다. 이름조차 갖지 못해 그저 활보라 불린 소년이 당으로 건너가 장군이자 거상이 되었다가 고국으로 돌아와 아시아 해상을 주름잡았다던 이야기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 그런데 전달 방식이 참 새롭다. 기존에 봐 왔던 뮤지컬과는 확실히 다르고, 화려한 쇼나 토크 콘서트 같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무척이나 범상치 않은 작품이
어느 사회에나 편견은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 하나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에서 우리는 여전히 남아있는 온갖 편견과 마주하곤 한다. 뮤지컬 ‘킹키부츠’에도 이에 맞서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사이먼으로 태어났으나 롤라로서 살길 바라는 인물.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그가 꿈꾸는 것은 바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모두 사랑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런 롤라가 우연히 신발공장 초보 사장 찰리를 만나 세상 어디에도 없던 신발을 신게 됐다. 그는 과연 아찔한 높이의 ‘킹키부츠’를 신고 편견이란 높은 담장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웰메이
고전은 우리에게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로부터 삶의 지혜를 얻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고전의 가치가 바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뮤지컬로 재탄생한 고전도 예외는 아니다. 생동감 넘치는 무대예술로 눈 앞에 펼쳐진 고전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작이다. 재미와 감동을 뛰어넘어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탐색하는 과정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삶에 가치를 더한다.뮤지컬 ‘웃는 남자’가 변함없
배경은 파리 해부학 박물관. 죽은 지 37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었던 마타하리의 머리가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과거 그가 남긴 행적만큼이나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자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마타하리를 추억한다. 누군가는 그를 대단한 사람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한낱 요부이자 스파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웃는다. 이때 붉게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한 노인이 나타나 그들을 향해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그러자 노인의 추억 속에 살아 숨 쉬던 검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이내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천
‘내 그대를 여름날에 비하랴. 그대는 여름보다 더 사랑스럽고 온화하여라’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8번은 무더운 계절이면 문득 떠오르던 명작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뜨거운 환호 속에 좌중을 휘어잡으며 이 구절을 읊는 ‘록스타’ 셰익스피어가 자연스레 겹친다. 시간을 거슬러 온 뮤지컬 속 셰익스피어는 과장된 목깃이 달린 가죽 재킷을 입고 한껏 리듬을 타며 소네트를 노래한다. 만약 셰익스피어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이렇게 유쾌한 상상이 꼬리를 물수록 기발함이 더욱 빛난다.뮤지컬 ‘썸씽로튼(Something Rotten!
시대의 흐름과 관계없이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곡들엔 그만의 이유가 있다.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멜로디에 마음을 대변한 가사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성으로 완성돼 짙은 울림을 남긴다. 주옥같은 노래들은 많은 이들로부터 계속해서 불리며 꺼지지 않는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추억의 명곡이 눈앞에 생동하는 장면들로 펼쳐지는 순간, 심장은 더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그날들’ 이야기다.뮤지컬 ‘그날들’이 돌아왔다. 2013년 초연 이후 올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작품은 지난 11월 13일부터 2021
오페라 하우스를 빛내던 유령의 배턴이 이제 젤리클 고양이들에게 넘겨졌다.뮤지컬 ‘캣츠’가 당초 예정대로 서울 샤롯데씨어터에 무사히 상륙했다. 지난 9월 9일에 시작해 오는 12월 6일까지 이어질 이번 내한공연은 뮤지컬 ‘캣츠’ 4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만난 ‘캣츠’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을까. 놀랍게도, ‘캣츠’가 달라졌다. 그것도 아주 창의적이면서도 또 한 번 새롭게 변화했다.뮤지컬 ‘캣츠’는 히트작 메이커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가 처음
인간은 누구나 사랑을 통해 불완전한 자신을 완성하려 한다. 때로는 그 사랑에 자기 모습을 투영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상대로부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면서 조금씩 감정의 깊이를 키워간다. 하지만 함께하는 사랑은 기적이라고 했던가. 언제나 서로를 향하는 시선이 같다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그러기란 쉽지 않다. 행복과 고통을 동시에 선사하는 이 놀라운 경험은 성숙을 위한 계기가 되지만, 반대로 끝없는 추락의 이유가 된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이런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인 한 청년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올가을 관객들의 마음에 잔잔
“우리, 현실감 있게 살자. 좀!”시끌벅적한 교실 안. 제이미를 향한 헷지 선생님의 말 한마디는 어느새 메아리가 되어 내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과연 현실감 있게 산다는 건 어떻게 사는 걸까. 그런데 이 어려운 질문에 제이미가 놀랍도록 통쾌한 대답을 보여준다. 열쇠는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있었다. 2020년 최고의 기대작이자 웨스트엔드 히트작으로 손꼽혔던 뮤지컬 ‘제이미((원제 :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가 초연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알렸다.지난 7월 4일에 시작해 오는 9월 11일까지
“내지 않을 거야, 집세를. 올해도, 작년 것도, 내년에도!”재개발을 앞두고 한참 밀린 집세를 내지 못해 고민하는 청년들치고는 꽤 당돌하다. 넘치는 에너지로 등장부터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들은 록 스피릿이 가득한 라이브 밴드 연주를 배경 삼아 무대 위를 마음껏 휘젓고 다닌다. 이것 참, 은근히 당황스러우면서도 묘하게 후련하다. 그리고는 곧 깨닫는다. “그래, ‘렌트(RENT)’가 돌아왔구나” 뮤지컬 ‘렌트’가 오랜만에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2011년 마지막 공연 이후 무려 9년 만에 돌아온 무대다. 지난 6월 13일 서울 디
“사람이 숨을 쉬고 있을 때는 모른다. 그 사소한 숨쉬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일상이란 단어가 이렇게 낯설게 느껴졌던 적이 있었던가.갑자기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마치 눈앞에 보이지 않는 금지선이 그어진 것만 같았다. 저마다의 시간과 공간을 달리던 사람들은 일상이라 여겼던 곳에 멈춰선 채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언젠가 분명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 예견했던 것일까. 그래도 불과 몇 달 전보다 훨씬 나아졌지만, 연극 ‘페스트’에 나타난 이야기는 지금 우리 삶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아있었다.2018년에 상연됐던 연극 ‘페스트’가 지난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긴 시간을 고통 속에 살아오던 한 남자. 신의 저주를 받아 신선한 피를 마셔야만 살아갈 수 있는 불사의 존재, ‘드라큘라’. 악마(Nosferatu)라 불리는 그에겐 단 하나의 목표가 있다. 바로 그녀의 환생과 다시 만나 영원히 함께 하는 것이다. 아름답고도 애절한 판타지 로맨스, 뮤지컬 ‘드라큘라’가 4년 만에 더욱 새롭게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오디컴퍼니가 제작한 브로드웨이 버전으로, 지난해 개막했던 메이커스프로덕션의 체코 버전과는 등장인물부터 스토리라인까지 완전히 다르다. 뮤지컬
타오르는 태양만큼이나 뜨겁게 타오른 사랑은 그 어떤 것도 막지 못했다.나일강 변에서 피어난 불멸의 사랑 이야기, 뮤지컬 ‘아이다(AIDA)’가 아쉬운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토니상 4관왕에 그래미상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 수상이라는 최고의 영예를 누린 뮤지컬로, 2019년 11월부터 시작된 이번 한국 공연은 2005년 8월 LG아트센터 초연 이후 다섯 번째 무대다. 브로드웨이 무대를 그대로 옮긴 듯한 생생함과 더불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도전하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공연이 이어질 때마다 변함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은 작품이
‘판타스틱 뮤지컬 콘서트’가 화려한 동행의 시작을 알렸다.지난 2월 1일과 2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펼쳐진 ‘2020 판타스틱 뮤지컬 콘서트’는 뮤지컬 스타 이지훈, 손준호, 민우혁, 전동석이 의기투합해 만든 특별한 무대로 꾸며졌다. 2018년과 2019년 일본에서 먼저 개최돼 국내외 팬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으며,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 콘서트는 공연곡 선정부터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이었다. 먼저 1부는 ‘뮤지컬&클래식’ 콘셉트에 맞게 감성적이면서